
방산이 연 한국 기술 수출의 신호탄
2025년 6월, 한국과 폴란드가 60억 달러 규모의 K2 전차 추가 수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2022년 체결된 1차 계약 이후 폴란드는 K2 전차의 성능과 납기 신뢰도에 높은 점수를 줬고, 이번 2차 계약은 유럽 내 한국 방산 기술의 확산을 공식화하는 셈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단순한 무기 거래가 아니라, ‘수출’이라는 키워드가 갖는 신뢰의 구조다. 방위산업은 정치, 안보, 물류, 기술 신뢰도 모두가 전제되어야 가능한 분야이기에, 이 계약은 브랜드 신뢰도 차원에서도 중요한 상징이 된다. 특히 B2B 산업에서도 ‘국가 브랜드’가 곧 제품 신뢰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든 전차가 국경을 넘어간다는 건, 단순히 한국의 기술이 세계로 수출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이름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읽히는 순간이다.
한중 통화로 드러난 '공급망 감정'의 작동 방식
같은 날,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첫 통화가 성사되며 한중 간 경제·안보 협력 논의가 공개됐다. 특히 ‘공급망 안정’이 핵심 키워드로 언급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가 물류 대란과 반도체 쇼크를 겪으며 국가 간 협력이 핵심 변수로 떠올랐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늘 ‘불안정한 중간자’ 위치에 서 있었다. 이번 통화로 인해 중국이 공급망 협력의 파트너로 한국을 공식 언급했다는 점은, 수출의 안정성과 국제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 긍정적 흐름으로 작용한다. 브랜드 입장에서 보면, 이런 협상 결과는 소비자들에게 ‘우리는 혼자 움직이지 않는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 안정된 공급망은 브랜드의 생산 일정, 품질 유지, 납기 신뢰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험으로 연결된다. 보이지 않는 국가 간 흐름이 결국 제품의 일관성과 신뢰로 환원되는 감정의 사슬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미 통화 속 관세 협상이 의미하는 것
며칠 전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통화가 이뤄졌고, 이 자리에서 한미 간 관세 협상 재개가 합의됐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들이 미 관세 구조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었던 만큼, 이번 대화는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브랜드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관세는 단순한 ‘세금’이 아니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가격, 어떤 조건으로 다가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활동 중인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수출 여부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진출’을 결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소비자에게도 관세 완화는 ‘더 나은 조건에서 만나는 한국 브랜드’라는 인식으로 작용하며, 이는 신뢰와 접근성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책이 바뀌면 감정도 움직이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방식 역시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세 개의 사건이 보여주는 하나의 흐름
K2 전차 수출, 한중 통화, 한미 관세 협상. 겉으로 보기엔 서로 다른 외교·무역 뉴스처럼 보이지만, 이 세 가지는 모두 ‘수출’이라는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한국은 기술 신뢰도, 외교 유연성,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요구받는 시점에 있다. 방산 수출은 고난이도 기술력과 정치적 협상을 동반하는 영역이고, 공급망 안정은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기반을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며, 관세 협상은 실질적 가격 경쟁력과 소비자 접근성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이 세 가지는 모두 브랜드의 품질, 약속 이행력, 그리고 감정적 안정감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즉,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건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라 브랜드 감정 설계의 핵심을 다시 구성하는 변화의 신호다. 정책은 이성으로 움직이지만, 소비자는 감정으로 선택한다.
마케터로서 지금 내가 주목한 감정의 지점
이 세 가지 사건을 통해 내가 진짜로 주목한 건 ‘신뢰가 만들어지는 조건’이다. 단순히 수출이 늘었다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수출이 어떤 맥락과 감정 위에서 형성됐는지가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 된다. 방산 수출은 기술과 납기의 신뢰, 한중 통화는 정치적 안정과 협력의 상징, 한미 협상은 실질 가격의 설득력. 각기 다른 변수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소비자가 브랜드를 어떻게 느끼는가’라는 감정의 축에 연결되어 있다. 이제 수출은 경제 지표가 아니라 감정 인프라다. 결국 브랜드는 물건을 팔기 전에, 국가 단위로 감정을 설계하고 있다는 것. 그게 바로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변화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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