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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마케팅

샤오미의 첫 한국 진출, 유통 효율보다 브랜드 신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by M-3Diary 202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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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첫 한국 진출, 유통 효율보다 브랜드 신뢰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출처: Namgoong Sun)

샤오미, 여의도 IFC에 첫 오프라인 매장 ‘Mi Store’ 오픈 예고

샤오미코리아는 이달 말 서울 여의도 IFC몰 2층에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 ‘Mi Store’를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단순한 제품 진열 매장 말고, 체험과 AS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복합 공간으로 기획됐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지사장은 "기술 혁신을 일상의 경험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한다"며 소비자가 브랜드를 직관적으로 느낄 기회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 선언은 ‘가성비’에서 ‘관계’로 감정선을 확장하겠다는 브랜드의 첫 제스처로 읽힌다. 특히 그동안 오프라인 기반 브랜드에 비해 거리감이 느껴졌던 샤오미가, 직접 소비자 곁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셈이다. 브랜드 입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자신감을 드러내는 일종의 신뢰 선언이기도 하다.
 

신뢰를 공간으로 보여주다

샤오미는 그동안 한국 소비자에게 ‘싼데 불안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떨치지 못했다.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는 제품을 사고 난 뒤 생기는 문제들—예를 들어 발열, 고장, A/S 소통 불가 같은 불편함을 직접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이는 곧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거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 서울 여의도 IFC몰 오프라인 매장은 이 불안한 감정을 정면에서 마주하는 시도다. 단순히 전시·판매 공간이 아닌, 체험과 상담, A/S 접점까지 포함한 ‘믿을 수 있는 매장’을 구현하며, 브랜드가 직접 책임지는 태도를 공간으로 표현하고 있다. 소비자는 이제 화면 속 정보가 아닌, 오프라인에서 브랜드의 태도와 응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샤오미는 이 공간을 통해 '우리는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감정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다.

 

감정을 설계하는 체험 중심 공간으로 진화

매장이면 흔히 할인 행사와 진열을 떠올리지만, 샤오미는 이 공간을 ‘스마트 생태계 체험존’으로 설계했다. STK 2025에서도 스마트폰·태블릿·TV·청소 가전 등 IoT 라인업을 전시하며 ‘Smart Xiaomi Life’를 주제로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런 운영 전략은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브랜드의 철학과 태도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전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소비자에게는 싸다는 인식이 아니라 ‘똑똑하고 친근한 브랜드 샤오미’로 기억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셈이다. 더불어 ‘체험을 통한 브랜드 이해’는 충성 고객을 유입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며, 입소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브랜드의 미래는 결국, 소비자가 경험한 진정성 위에 쌓인다는 점에서 이 전략은 정공법이다.
 

샤오미의 '가격으로 마음을 여는 방식’

샤오미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로봇청소기, 공기청정기, 전동킥보드, 전구, 체중계, 가습기, 스마트워치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전자·IoT 제품군을 갖춘 브랜드다. 대표적으로 샤오미 스마트폰 ‘Redmi Note 13 Pro’는 국내 출시가 약 30만 원대, 로봇청소기 ‘Mi Robot Vacuum Mop 2’는 20~30만 원대, 미밴드 8은 3만 원대로 책정되어 있다. 이는 삼성이나 애플 대비 절반 이하 가격으로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구조다. 샤오미의 핵심 전략은 이처럼 고기능–저가격 구조, 즉 ‘기술의 평준화’를 앞세운 가성비 전면 전략이다. 소비자가 ‘이 정도 성능에 이 가격이면 사볼 만하지’라는 심리를 갖게 하고, 브랜드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싸지만 불안하다’는 인식과도 항상 함께 따라붙었고, 샤오미가 지금 ‘공간’을 통해 극복하려는 프레임이 바로 그것이다.
 

소통 가능한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움직임

이번 서울 매장은 일회성 팝업이 아니다. 샤오미는 국내 유통 파트너 ‘여우미’를 통해 지속 운영 가능한 상시 매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여기에 맞춰 현지화된 운영 전략도 준비했다. 특히 한국어 가능한 상담 인력과 샤오미 제품 전용 A/S 매뉴얼, 즉각적인 고객 응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이 겪어온 가장 큰 불편 중 하나는 ‘문제가 생겼을 때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무력감이었다. 샤오미는 이 매장을 통해 그 무력감을 줄이고, ‘문제가 생겨도 물어볼 곳이 있다’는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려 한다. 단순히 싸서 샀다가 끝나는 브랜드가 아니라, 소통 가능한 브랜드로 진화하겠다는 선언이 이번 공간 속에 담겨 있다. 결국 브랜드가 말을 걸기 시작하면, 소비자도 마음을 열게 된다.